[리뷰] 허스키 익스프레스 오픈 베타 - 평화로운만큼 심심한 RPG

2009/08/12 19:16
마비노기 하나로 국내 스타 개발사로 거듭난 넥슨의 데브캣 스튜디오가 요즘 참 바쁠 듯 합니다. 한쪽에서는 오픈 베타 시기 조율로 한참 바쁠 때에 다른 한쪽에서 자신들의 또 다른 게임인 허스키 익스프레스의 오픈 베타 서비스를 8월 11일부터 실시하면서 유저들에게 첫 출사표를 내던졌습니다. 허스키 익스프레스는  타이틀마저 공유하는 연관작 마비노기 영웅전이 그들의 출세작 마비노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표출하고 있는 것과 달리 오히려 정작 마비노기와 같은 분위기를 표출하고 있으며, 개썰매라는 특이한 소재가 눈낄을 끄는 MMORPG 게임입니다.



전투요소가 완전 배제된 평화의 RPG
허스키 익스프레스는 게임 이름에서 '허스키' 라는 왠지 익숙하면서도 특별한 단어가 눈에 들어오는데요. 네. 잘 알고 계시는 시베리안 허스키의 그 허스키가 맞습니다. 허스키 익스프레스에서 유저는 친구의 소개로 얼떨결에 눈으로 뒤덮힌 다난이란 지역의 개썰매 운전수 (머셔) 일을 시작하게 됩니다. 낯선 땅에서 현지인들의 도움과 지도를 받아 처음 몰아보는 개썰매 운전과 관련 업무들을 익히게 되는 유저는 사실 유저를 보자마자 '될 떡잎' 으로 점찍은 유명인사들의 음모(?)에 의해 당대 최고 머셔의 후계자로 지목되고 그가 찾아낸 일말의 단서에 따라 '이 지역이 왜 이토록 폭설이 끊이지 않는 지역이 되버렸는가?' 의 의문을 파해쳐 나갈 사명을 띈 중요 인사로 발돋움해 나갑니다. 이런 기본 배경은 시작부터 매우 어설퍼 유저에게 스토리의 사명감과 당위성을 부여하기엔 상당히 부족합니다만 적어도 전개 과정의 꾸밈에는 별 무리가 없어 '일단 시키는대로 해보지 뭐' 정도의 마음까지는 들게 해주는 편입니다.

얼떨결에 맡아버린 부탁

포근한 그래픽은 확실히 이 게임의 장점


타 MMORPG 와 허스키 익스프레스의 가장 분명한 차이점은 바로 전투가 없다는 점입니다. 세계관에서 '세상을 위협하는 악의 세력' 따위가 없기 때문에 유저는 평화로운 일상 속에 머셔 업무를 수행하며 NPC들 간의 편지 배달이나 필드에서 입수할 수 있는 재료 혹은 특이한 물건을 찾아오는 일, 화물 운송 등이 게임 속 유저의 주된 역할입니다. 이 반복되는 업무 속에서 머셔의 능력이 높아지며 스토리가 진행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죠. 유저가 돌아다닐 수 있는 공간은 크게 한 지역과 그 지역을 구성하는 각 마을들, 그리고 마을 앞 갈림길, 마을과 마을 사이를 잇는 필드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필드와 갈림길은 개썰매를 활용하여 이동하다가 주요 포인트에서만 캐릭터가 볼일을 보기 위해 썰매에서 내려 일을 보고 다시 썰매를 타고 이동하며, 마을 앞 갈림길에서 썰매에서 내려야 마을로 들어 갈 수 있습니다. 마을에는 교역소를 비롯한 다양한 기능성 장소들과 스토리와 퀘스트를 위한 NPC 들이 자리잡고 있고 퀘스트와는 별개로 교역소에서 유저의 능동적인 마을간의 교역 행위를 할 수 있습니다. 쉽게 예를 들자면 대항해시대 시리즈의 항구와 같은 기능을 허스키 익스프레스의 마을이 담당하며 바다를 필드로 볼 수 있습니다. 전반적인 유저의 일거리도 대항해시대의 모험이나 교역과 흡사해서 개항해시대라는 별명을 클로즈 베타때부터 가져왔다더군요.

퀘스트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게임 내 낮과 밤, 시간의 개념이 존재


아바타의 레벨 시스템은 통합 레벨이 아닌 모험, 지식, 기술 세가지로 독립되어 있으며 전투 요소가 없으니만큼 퀘스트 완료나 교역소를 통한 이익 창출, 썰매의 운전 시간 등이 고려되어 각 레벨의 경험치가 상승됩니다. 또한 썰매를 끄는 개들 역시 레벨이 있어 주인공의 행동과 썰매 운전 경험으로 레벨업이 결정되고 능력치가 상승됩니다. 이러한 각종 레벨은 게임 진행에 필요한 각종 스킬의 습득 제한 뿐 아니라 교역소에서의 물건 구매까지 제한을 줍니다. 교역품 외에도 아바타를 위한 각종 장비들을 상점에서 매매할 수 있지만 게임 상 가장 중요한 장비인 썰매 차체는 현재 퀘스트 보상으로 마련된 차체로 한정되어 있으며 스토리상 진행되는 라이센스 습득은 개썰매 팀의 최대 수용 수를 늘려줄 수 있습니다. 썰매와 개썰매 팀의 구성에 따라체감상의 차이는 미비하지만 썰매의 속도가 좌우되죠. 추운 날씨의 지방인 만큼 히터를 항상 충전하고 다니지 않으면 자칫 필드에서 조난을 당할 수도 있고 개들의 체력 안배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개들의 체력 안배에 있어 문제점이라면 개사료 아이템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먹을 수 있는 교역품을 개사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인데, 그 비싼 교역품을 먹여봤자 가격대 효율 측면에서 유저가 납득할만한 체력 회복 수준이 못되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또한 전방 달리기 모드도 없어 항상 W 키를 입력하고 있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교역은 말 그대로 경쟁 경쟁!


돈 벌이의 큰 영역을 차지하는 교역은 이 게임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각 마을은 주요 특산품이 정해져 있고 특산품의 최대 재고량과 정해져 있어 유저는 다른 유저들과의 경쟁을 통해 재고를 빠르게 확보해야 합니다. 정해진 재고 속에 물품이 팔리면 해당 물품이 다시 생산되는 쿨타임이 존재하고, 인기 품목의 경우 경쟁률이 워낙 심해 물품을 구입하기 위해 상당한 마우스 클릭 실력을 갖춰야 합니다. 또한 구매처에서 바로 어디로 가져가면 얼마의 이익을 남길 수 있다는 정보가 제공되는 좀 황당한 친절함을 보이기도 합니다. 거기에 생산처의 가격과 매각처의 가격이 마을별로 일시 이벤트와 같은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고정되어 있어 시세라는 요소가 없습니다. 감정 스킬을 이용하면 물품 등급을 판별해 매각 가격 차이를 낼 수도 있지만, 재고 확보도 힘든 경쟁 상황에서 감정 후 좋은 물건만 구매한다는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온라인 게임인가 패키지 게임인가?
허스키 익스프레스는 비록 휘황찬란 뛰어나진 않지만 깔끔하고 따뜻한 그래픽적 외형과 개썰매라는 특이한 소재를 적극 활용한 초반 진행 연출들로 유저들에게 큰 호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유저와 언제나 함께할 동료이자 애완견의 역할도 수행하는 개썰매 팀의 개의 탄생부터 유대감을 쌓는 놀이까지 일종의 애완견 육성 시뮬레이션 적 요소를 기대하게끔 만드는 흐뭇한 장면들로 초반을 장식하는데, 문제는 초반의 잠깐이 그것의 전부라는 겁니다. 유저가 머셔의 일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후부터 개들은 어디까지나 썰매를 끄는 동력에 불과할 뿐 개와 유저간의 따뜻한 교류따윈 기대하기 힘듭니다. 하다못해 앉아, 일어서 와 같은 명령어도 극히 일부에다 기능도 단순. 시베리안 허스키 라는 특이한 종을 게임 속에서 함께하며 애완견에 대한 유대 재미를 (다마고치나 닌텐독스와 같은) 기대했던 유저라면 적어도 현재 단계에서는 기대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이런 젖물려주기 게임도

이런 공던지며 놀기 게임도 초반 뿐!


허스키 익스프레스 플레이의 가장 큰 딜레마는 이 게임을 과연 온라인 게임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인가? 라는 의문입니다. 게임 진행에 있어 파티 플레이라는 것을 진행할 껀덕지도 전혀 없으며 하다못해 유저 교류를 위한 시스템 역시 거의 전무한 상태입니다. 채집 시스템은 있을지언정 생산 시스템은 없어서 유저들간 거래를 할 일도 없고 교역품의 시세도 마을별로 고정되어 있어 경험치를 위해 싸게 구입된 물건을 재구매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커뮤니티 지향적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가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하하 /호호 로 대표되는 소셜 모션 기능도 지원하지 않고, 길드 기능 역시 없으니 그 이상의 커뮤니티를 위해 의도된 시스템이나 요소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지요. 마치 온라인 서버를 통해 가상 공간을 공유는 하되 플레이 자체는 유저 혼자만의 스토리 진행을 위한 패키지 게임을 즐기는 기분이랄까요? 타 유저는 그저 활발하게 움직이는 NPC 에 불과합니다.

나 이외의 모든 캐릭터는 NPC 와 같다.

스토리상 중요한 부분 수수께끼의 연구소


그렇다면 허스키 익스프레스의 넓은 온라인 공간에서 혼자라도 재미있게 즐길 요소가 가득차 있는가? 눈내리는 설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개썰매라는 이동 수단의 참신함은 진행 초기 어느정도 유저에게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으며 진행에 따라 새로운 설명을 요하는 부분에서는 근처의 적절한 NPC 나 무전을 통한 NPC 의 지침이 매우 친절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유저가 비교적 쾌적하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는 편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동 방법이 이 참신한 개썰매이다 보니 유저가 개썰매라는 것에 익숙해지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고 전투 요소가 없는 특성의 퀘스트가 그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함을 제공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평화로운 세상 = 지겹고 고된 먹고 살기 위한 삶의 챗바퀴 라는 공식의 지겨움이 쉽게 몰려옵니다. 고작해야 혼자 놀기의 즐거움이라곤 카메라를 이용한 사진 찍기 정도가 그나마 내세울 수 있는 요소인데 사진첩 갯수도 매우 제한되있고 (관련 퀘스트 수행하기에도 벅찰 정도로) 허스키 익스프레스의 세계가 엄청나게 넓지도 않고 모든 곳이 눈덮힌 세상이니 그것도 한계라면 한계겠죠.

사진찍기 놀이만 하고 살라고?



와우나 아이온 같은 전투 지향적 게임 속에서도 넓은 세계를 돌아다니며 낚시나 즐기고 잔재미 시스템 요소들 속에서 게임의 재미를 찾는 유저들은 의외로 많습니다. (특히나 여성들) 허스키 익스프레스는 바로 이런 유저들이 게임 속에서 느끼는 재미를 보다 폭넓고 깊게 제공해야하는 (또한 그럴 의도로 보이는) 게임임에도 오히려 현재까지는 다른 게임들보다도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이 게임의 정체성을 과연 어디다 둬야 할지 알 수 없는 말 그대로 심심할 뿐인 게임으로 다가옵니다. 특이한 소재를 활용한 색다른 게임을 선보이고자 한 듯하지만 그 이상을 위한 충분한 고민이 안된 모습이랄까요. 하물며 마비노기로 그런면에서는 최고의 영역을 이뤘다고 평가받는 데브캣의 게임이 이렇다니.. 게임의 기본 골격이 나쁘진 않습니다만 게임의 성격을 고려하면 아직 오픈 베타로 나올 수준의 게임이 아니었지 않나 싶습니다.

Good
개썰매라는 특이한 소재
깔끔하고 따뜻한 무리 없는 그래픽 표현
매우 친절한 튜토리얼 기능

Bad
특이한 소재의 장점을 활용한 재미 요소가 없다.
지루하고 단순한 퀘스트의 반복
전투 요소가 배제된 부분을 메꾸는 대체 요소가 없다.
커뮤니티성의 부재. 온라인 게임인지 패키지 게임인지.
게임명 : 허스키 익스프레스
장   르 : MMORPG
개발사 : 데브캣 스튜디오
유통사 : 넥슨
플랫폼 : 온라인 게임 (넥슨 닷 컴)
발매일 : 오픈 베타 - 2009. 08. 11.
공식 홈페이지 : http://husky.nexon.com/

평가 :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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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퀘스트를 모두 클리어하게되면 그 이후에는 너무 밍숭맹숭한 게임이죠...
    컨텐츠가 너무 없어서 심심한 게임...

  2. 이야길 들어보니 클로즈 베타 때와 전혀 다를게 없다고 하던데 (일부 시스템 표현 변화 정도?)
    무슨 배짱으로 오픈 베타를 시작했는지 알 수가 없더군요.
    여름이 가기 전에 무조건 오픈해야 했던걸까요. ;

  3. 방금 글을 읽고, 허스키 익스프레스를 RPG로 분류해야 하나 라는 생각에 댓글을 쓰긴 했는데 생각해보니 RPG가 맞는것 같습니다; 교역 시뮬레이션에 가까운 RPG라고 해야 할까요?
    솔직히 퀘스트를 다 치르고 나서의 컨텐츠가 없다면 유저들은 금세 등을 돌리겠지요. 오픈베타가 끝난 이후에도 이러지 않길 바랄뿐입니다.

  4. 저도 다소 애매한 느낌이 없잔아 있었습니다만
    전투가 없다 뿐이지 캐릭터 행동 하나하나가 성장과 결부되니 MMORPG 라 불러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컨텐츠의 문제는 오픈 베타 시기에 대대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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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viathan

    어떤 분은 개썰매 레이싱 게임으로 알고 하셨다는데(.....) 차라리 개썰매 레이싱 같은 비전투적 경쟁부분을 집어넣으면 괜찮을거라 생각합니다.

  6. 저도 월초에 일러스트만 보고는 레이싱인지 아닌지 아리송했었습니다. ;

  7. 그러고 보니 콘솔이나 패키지로 나왔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많이 있었습니다...;;;
    워낙 시스템 자체가 솔로잉에 맞춰져서 그런 느낌이 있지요.

  8. 온라인 게임 수준에서 컨텐츠 보강을 기대하는것 보단
    패키지 게임 수준에서 컨텐츠 보강하는게 더 낫긴 하겠네요. ㅎㅎ

  9. Blog Icon
    애매모호한

    애매모호한 mmorpg죠..

  10. 네. 좀 애매모호하긴 합니다.

  11. 클베 때 10분 정도 하다가 그당시 렉도 심했었고 재미도 없어 금방 지웠던 기억이 나네요.
    리뷰를 써 심하게 다뤄볼까하다가 10분하고 무슨 리뷰를 쓰는가해서 금방 관심이 없어진 게임으로 기억에 남네요. ㅋㅋ

  12. 듣기로는 클베 컨텐츠 그대로 오베를 시작했다고 하니 클베때 느끼신 것 그대로일 겁니다.
    오베 시작 후 시간이 꽤 흘렀으니 그사이 좀 변하긴 했을텐데.. 리뷰 작성 후 안해봐서 잘 모르겠네요. ;